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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사 시험·제도 정보

기술사 자격의 혜택, 수당과 부수입(feat. 정보관리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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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사를 이야기할 때 혹자는 도장값이 있는 기술사와 없는 기술사를 구분하기도 한다. 특히 나무위키라는 곳에서 도장값이 없는 기술사는 쓸모가 없다는 식으로 기술이 되어 있어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아무래도 기술사 공부를 하다가 포기했거나 취득을 했더라도 다른 결격 사유로 자격을 활용하지 못한 사람 위주로 편집된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번 글에선 기술사 자격을 통해 부수적으로 창출되는 가치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정보관리기술사와 컴퓨터시스템응용기술사는 감리라는 애매한 도장값이 있긴 하다. 위키에서 도장값이 없는 기술사에 대해 비판하였으므로 감리는 제외하고 보겠다. 사실 정보관리기술사나 컴시응기술사는 감리를 업으로 하기 보단 주로 조직에 소속되어 엔지니어(관리자)로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본인이 소속된 회사에서 부여되는 전문자격 수당, 인사 가점등을 위해 기술사를 취득하려 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보다 평가, 강의 등의 활동, 사회적 지위나 네트워크 형성 등의 부수적인 면들을 총체적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 주요한 내용들만 아래에서 하나씩 설명해보겠다.

 

1. 전문자격 수당

사기업의 경우 정해진 기준이 없으므로 천차 만별이다. 수당이 전혀 없는 경우도 많고 "그렇게 많이?"라는 생각이 드는 정도인 경우도 많다. 감히 평균을 낼 순 없지만 내가 주변에서 들은 바에 따르면 수당을 챙겨 준다는 곳에선 보통 15~70만원 정도의 수당이 나온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수당에 관해 정리된 기사도 있는데 이 내용은 건설분야 기술사관련 내용이긴 하지만 참고는 해보자.

 

공공기관의 경우 알리오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전수조사를 할 순 없고, 좋다고 알려진 일부 공공기관의 규정을 살펴 보았다. 공공기관의 경우 유사 기관들의 수준에 맞추어 노사협의가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기업 보다는 좀 더 표준화가 되어있다. 수당이 없는 곳이 꽤 많았고(내가 못 찾은 것일 수도 있다. 수당은 인사규정, 보수규정, 취업규칙 등 다양한 규정에 숨겨져 있다.) 있는 곳도 사기업에 비하면 다소 낮은 수준이긴 하다. 보통 15~20만원 사이가 많고, 많이 주는 곳은 30~40만원 선이다. 참고로 공공기관의 수당이 낮은 것은 모든 전문직군에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말이다. 기술사는 대부분 변호사, 회계사와 같은 수준의 수당을 받는다.

 

아래는 모 공공기관의 보수 규정이다. 회계사, 변호사, 건축사 등은 자격증 소지자로 구분하고 기술사는 기술업무 종사자로 구분한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전체 자격을 통틀어 기술사의 수당이 가장 높은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로 기술과 관련 없는 공공기관이다. 공개된 자료이긴 하지만 혹여라도 이슈화되면 담당자는 골칫거리가 될 수 있기에 기업 이름은 공개하지 않겠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수당이 있는 기업에서 기술사를 취득하는 경우 연봉이 약 몇백 수준으로 상승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단순 수당만을 보고 기술사를 취득하는 사람은 흔치 않겠지만 참고만 하자.

 

2. 진급과 인사가점

많은 사람들이 조직 내 입지를 다지기 위해 기술사를 취득한다. 물론 기술사를 취득한다고 해서 바로 진급을 시켜주는 등의 규정을 가지고 있는 곳은 없겠지만 진급 시 인사가점을 주거나 관례상 진급이 보장된다는 정보는 많이 들을 수 있었다.

 

특히 기술을 다루는 기업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수당과 같이 변호사, 회계사 이상의 진급 가점이 주어지는 경우도 꽤나 많다. 이는 변호사, 회계사 등은 입사 시 부터 가지고 들어와야 하는 자격이고, 기술사는 회사 생활을 하며 따로 시간을 내서 취득을 해야 하는 자격이기에, 전문성 제고를 위해 취득 장려 차원에서 그렇게 설계된 것이라고 추정해볼 수 있다. 

 

또한 진급 외에도 역할 관점에서 이득이 생기는 경우는 더 흔히 찾아볼 수 있는데, 특히 SI 분야에선 기술사 취득자들에게 PM을 맡게 하거나 주요 프로젝트에 투입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외부 프로젝트의 경우 회사 입장에선 기술사를 투입시키면서 더 높은 단가를 책정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고 발주사에도 기술사란 타이틀로 큰 신뢰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착실하게 커리어를 쌓아나가는 엔지니어 입장에서 정말 유리하게 챙길 수 있는 부분이다.

 

3. 외부 평가나 강의

기술사 자격이 있으면 여러 위원 활동을 할 수 있다. 여기서 위원이란 대단히 광범위한 역할인데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제안서 평가위원이다. 시스템 도입, 장비 도입, ISP 등 대부분의 평가위원 자격은 아래와 유사하다.

 

 

이런 평가위원 모집 공고는 기술사회홈페이지하이브레인넷 등에서 모아서 보여주는데, 다 지원하려면 바쁠 정도로 꽤나 많은 평가위원 모집 공고들이 올라온다. 이 외에도 NIPA, NIA, IITP, KISA 등의 전산, 정보통신 관련 기관에 평가위원 Pool에 등록해둘 수도 있는데 그런 경우 따로 모집공고를 찾지 않더라도 주기적으로 연락이 온다.

 

회사에 따라서 휴가를 쓰고 가는 경우도 있고, 직무 분야와 일치한다면 출장으로 잠시 갔다오기도 한다. 평가 수당은 대개 20~40만원 선으로, 짧게는 한시간 길게는 반나절 정도 평가를 진행한다. 하루 종일 진행되는 경우 80만원이 나오기도 한다. 나도 한달에 2~3개 정도의 평가를 골라서하는 편인데 요즘은 평가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서 이동시간도 없고 회사에 한두시간 양해만 구하면 매우 수월하게 평가를 진행할 수 있다.

 

이런 평가는 단순히 수당을 통한 부수입 효과도 있겠지만 다른 기관들의 사업이나 제안서에 대해 간접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지속적인 전문성 함양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물론 평가 시 취득한 정보는 달리 활용해선 안된다. 내재적인 지식 함양 정도로만 활용하자) 또한 법원의 전문심리위원, 건축위원회, 감정인, 부처나 공공기관의 기술자문위원회 등에서도 기술사를 우선적으로 위촉하는데 이는 저서의 주요 경력으로 넣을 수도 있을만큼 명예직이기도 하다. 수당 또한 위에서 언급한 평가 수당 보다 훨씬 많은 수당을 받는다. (이 부분은 외부에 공개된 것 같진 않아서 수치를 언급하진 않겠다.)

 

그리고 기술사 타이틀로 강의를 다닐 수도 있다. 스타트는 보통 인맥을 통해서 자리가 마련되지만 본인이 일하는 분야 + 기술사면 강의 자격은 충분하다. 예를 들어 MES 관련 일을 하고 있는 기술사면 스마트 팩토리 관련 강의를 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히 된다. 한두번 강의나 자문을 하게 되면 입소문으로 여러군데서 연락이 온다. 시간당 비용으로 정부나 공공기관이면 약 30~40만원, 사기업이면 100~150만원까지 보수는 다양하다.

 

4. 전문직 대출

나무위키 처럼 일부 폄훼자들도 있지만 기술사는 엄연한 전문직군이다. 전문직 대출을 취급하는 모든 은행에서 기술사 자격으로 전문직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아래는 3개 은행에 대해서만 캡쳐를 해보았으나 모든 시중 은행에서 유사한 규정을 가지고 있다.

 

신한은행 Tops 전문직우대론
IBK기업은행 파워신용대출
국민은행 ACE 무보증대출

 

5. 공무원 5급(사무관) 민간경력채용

기술사가 있으면 사무관에 도전해볼 수 있다. 박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군들에게 주어지는 특권이다. 실제로 기술사를 취득하고 공직으로 들어가시는 분들이 꽤 많다. 아래는 공무원임용시험령 별표 7의, 경력채용을 위한 자격 요건을 나열한 것이다. 기술직군 아래 일반직군에 대한 표는 비교 차원에서 같이 실었다. 

 

괄호 안의 연수는 자격 취득 후 몇 년 동안 실무 경력을 쌓고 지원해야 하는지를 나타낸 것이다. 5급 기준으로 기술사는 변호사와 같이 괄호가 아예 없는 몇 안되는 자격이라는 점도 기술사의 위상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아쉽게도 공무원 조직은 고시 출신들을 우대하는 문화가 매우 강하다. 민경채 출신으로 고공단이 되긴 쉽지 않을 것이다. (이는 모든 민경채의 공통사항) 하지만 민간의 공직 진출 기회는 점점 늘어나고 있고 이번 대선에서 정세균 후보자는 아예 5급 행시를 없애버린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5급 사무관은 7급 이하에서 진급해서 올라오거나 민간에서 들어오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여건이 좀 더 나아질지도 모르겠다.

 

아직까지는 유리천장이 있긴 하지만 젊은 날 행시라는 기회를 놓쳤음에도 자격증을 통해 사무관, 서기관 경험을 해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가치가 있다. 몇년 재직하고 나면 민간기관의 요직으로 진출 하기에도 좋은 발판이 된다.

 

6. 정보시스템 수석 감리원 등

기술사를 취득하고 일정 교육을 받으면 정보시스템 수석 감리원 자격이 주어진다. 이는 기술사 사무소를 차려서 업으로도 할 수 있는 정보관리기술사, 컴퓨터시스템기술사의 도장값이라고 할 수 있다. 도장값을 빼기로 하였으니 본 내용은 다른 글에서 따로 다루도록 하겠다. 간단히만 언급하면 꼭 업으로 하지 않더라도 단 5일 정도만 위촉되어 나가도 200만원이 넘는 보수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정보시스템 감리원 외에도, 정보통신공사감리원, 기술거래사, 데이터거래사 등 기술사가 있으면 거의 주어지다 시피 쉽게 취득할 수 있는 고급 자격들이 있다. 이 모든 자격증은 기술사가 아니라도 딸 수는 있지만 매우 어렵다. 그리고 이 자격 하나만으로도 명함에 충분히 박아놓을 수 있을 만한 고급 자격증임은 분명하다.

 

7. 사회적 지위 등

사실 위에서 나열한 내용들을 모두 차치하고서 기술사 자격을 통한 사회로부터의 인정과 명예만으로도 기술사 자격을 취득할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학생들이나 소위 문과쪽 업무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모를 수도 있겠지만 기술 분야에서 명함이나 이메일을 주고 받는데 '기술사'라는 자격이 박혀 있다면 거기서 나오는 포스는 감히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대기업의 전무나 CTO같은 자리를 꿰차신 분들도 유일하게 기술사란 자격은 명함에 그대로 넣고 다닌다.

 

자연스럽게 낄 수 있는 자리가 달라지고 무게있는 발언권도 얻을 수 있다. 더군다나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기술사를 취득한 경우 사회적 지위가 급 높아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전공 분야가 너무나도 확고한 박사와 달리 제네럴리스트의 느낌이 있는 기술사는 의외로 많은 자리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다. 법률적, 학술적, 기술적 관점이 모두 필요한 평가, 자문회의에선 기술사도 초정 대상이 되는데 나이 지긋한 교수님과 변호사 사이에 30대 초반의 젊은 기술사가 껴서 동등합 지위에서 의견을 주고받으며 회의를 하는 경험도 해볼 수 있다. 

 

이런 기회들을 통해 쌓을 수 있는 네트워크는 평생 일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 커리어패스에 큰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마무리하며

이상 기술사를 취득하게 되면 얻게 되는 여러가지 혜택을 알아보았다. 이 외에도 교육수료만으로 일부 고급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거나 기고·도서집필 기회가 많아진다거나, 기술인공제에서 높은 금리의 적금을 들 수 있다거나 하는 자잘한 혜택들은 생략 하였다. 혹시 꼭 언급되었으면 하는 사항이 있다면 알려주길 바란다.

 

기술사 공부에는 평균 2년이 걸린다고 한다. 수험기간에는 정말 공부에만 전념을 해야 하기에 사회생활에도 타격을 입고 가족 관계가 삐걱대기도 할 정도의 험난한 과정이다. 이런 과정을 뚫고 취득을 하는 자격인데 이를 그냥 '개인적인 만족감·성취' 정도를 위한 것으로 치부하고 의미가 없다고 폄하를 하는 것은 시야가 매우 좁은 생각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분명 자격 자체가 업이 되는 변호사나 회계사, 변리사 등과 결이 같은 자격이라고 보긴 힘들다. 애초에 직업을 가지기 위해 취득하는 자격과 커리어를 충분히 쌓은 다음 취득해야 하는 자격의 역할을 어떻게 같은 관점으로 볼 수 있겠는가? 단순히 결이 다르다고 그 우위를 쉽사리 평가해버리는 것은 각 전문자격이 가지는 취지나, 사회적으로 소위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역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방증할 뿐이다. 

 

외부에 드러나는 부분이 적은 자격이란 이유로, 일부 사람들이 왈가왈부하는 걸 가지고 허탈함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본다. 본인의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본인의 격을 높이는데 활용할 수 있고 다른 전문직과 비교해서도 뒤지지 않는 당당함으로 사회에 자리매김하고, 금전적인 부분에서도 보다 풍요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다. 지금 기술사 수험생활을 하며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이라면,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끝까지 나아가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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