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술사 시험·제도 정보

기술사 필기 시험용 펜 추천(일본펜 X)

반응형

반일 감정이 극심하던 시기라 일본 펜 사용이 지양되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기술사 시험에 펜이란 요소가 꽤나 중요하단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객관적으로 일본에서 좋은 펜이 많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 일제 펜을 쓴다는 것 만으로 욕을 먹을 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애국심, 일본에 대한 반감 등으로 기술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일제 펜이 아닌 펜을 찾는 수험생분들이 많다. 비록 국산 펜은 아니지만 그래도 비싼 일본산 펜에 비해 매우 저렴하고 의외의 숨은 보석 같은 펜이 있어서 추천코자 한다.

 

기술사 펜의 요건

1. 적당히 굵어야 한다.

2. 부드럽게 쓰여져야 한다.

3. 번지지 않아야 한다.

4. 그립갑이 편해야 한다.

 

1. 적당히 굵어야 한다.

모든 기술사 시험이 그러한 것은 아니겠지만, 대부분의 종목에서는 이상적인 페이지 장수, 글자 크기 등이 어느정도 정해져 있다. 1교시는 한 문제당 1~2페이지, 2교시부턴 한 문제당 3~4페이지 정도 작성하고 총 12~13페이지 작성을 이상적으로 본다. 100분이라는 짧은 내에 A4용지 크기를 빽빽한 글자와 도식으로 채우기 위해선 글자 크기도 어느정도 커야할 수 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작성되는 답안지의 밀도를 고려하면 얇은 펜으로 작성한 경우와 적당히 굵은 펜으로 작성한 경우의 느낌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같은 양의 내용이더라도 적당히 굵은 펜이 훨씬 더 내용이 가득차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보통 기술사용 펜은 최소 0.6mm 이상, 보통 1mm 정도의 펜을 많이 사용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내용이요, 그 다음 중요한 건 구성이요,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글씨이다. 이 우선되는 모든 조건 다음에 미묘하게 작용하는 것이 펜 굵기이긴 하겠지만, 기술사 필기시험이라는게 59점 ~ 61점을 오가며 당락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에 대부분 이런 사소한 부분을 챙기게 된다.

 

2. 번지지 않아야 한다.

기술사 시험장에 처음 가 보면 신기한 광경을 볼 수 있다. 시험 전에 수험자들이 휴지를 접어서 도톰하게 만든 뒤 책상 한 구석에 테이프로 붙여 두는 것이다. 이는 주로 끈적한 유성 잉크 펜을 오래 쓰다보면 쌓일 수 밖에 없는 펜 똥을 빠르게 닦아주기 위한 것이다. 이 끈적한 펜 똥이 시험지에 묻게 결국 손을 타고 답안지에 번지게 되어 답안지가 무척 지저분해 보이는 불상사가 생기게 된다.

 

이런 이유로 유성 잉크 펜을 쓰지 않고 젤 잉크(중성)타입의 볼펜이나 싸인펜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유성 잉크 볼펜은 펜똥이 번지는게 문제고 젤 잉크는 글자를 쓰자마자 마르기 전에 만지게 되면 오히려 번짐이 더 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혹자는 번짐이 어떤 문제인지 와닿지 않을 수도 있는데 위해서 말했듯이 기술사 시험용 펜은 일반적으로 쓰는 것보다 굵은 펜을 사용하고 상당히 빠른 속도로 써내려가기 때문에(윗줄이 마르기도 전에 아래줄의 왼쪽으로 넘어가서 손바닥으로 쓸며 오른쪽으로 가게 되므로) 번짐은 꽤나 중요한 요소이다. 

 

3. 부드럽게 쓰여져야 한다.

상술했듯이 100분동안 12페이지 이상을 쓰기 위해선 글자 크기를 아무리 크게 쓴다 한들(정상적인 범위 내에서 크게 써야 하므로) 손에 엄청난 무리가 간다. 그래서 손에 무리가 덜 가는 펜 그립법이라던가, 적당한 필압을 주는 법을 연습하기도 하고 효율적인 필체라고 알려진 고시체를 숙달하기도 한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펜이 얼마나 부드럽게 쓰여지는가이다. 물론 너무 미끄러지듯 써지는 펜은 그 나름대로 불편한 점도 있겠지만 뭐 그 또한 잘 다룰 수 있다면 큰 장점일 것이다. 가장 최악인 것은 뻑뻑하게 움직이지 않는 펜이다.

 

4. 그립감이 편해야 한다.

위에서 설명한 3번과 같은 이유로 4교시가 끝나기 전에 손에 마비가 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면 내 손에 딱 맞는 그립감이 정말 중요하다. 어떤 수험자는 펜의 다른 요소가 다 마음에 들더라도 펜이 너무 굵거나 가늘어서 손에 맞지 않는다고 사용하지 않거나, 펜 심만 빼서 다른 펜에 넣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난 개인적으로 적당히 가는 펜에, 내 손에 맞는 펜 그립을 끼워서 쓰는 것을 추천한다.

 

쇼핑몰에 "펜그 립"이라고 검색하면 스펀지, 실리콘 제질 등의 다양한 모양/사이즈의 펜그립이 나온다.

 

2. 그래서 추천하는 펜은?

조금 의외일 수 있지만 내가 추천하는 펜은 스테들러사의 '파인 라이너'이다. 그냥 사무실이나 회의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저가형 펜이다. 인터넷으로 사면 개당 7~8백원 정도로, 플러스펜보다 조금 더 윗단계랄까?

 

추천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파인라이너는 이렇게 색깔이 다양한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우리는 검은색만 있으면 된다!

 

1. 적당히 굵다.

이해할 수 없게도 이 펜의 공식 굵기는 0.3mm이다. 아무래도 볼펜타입이 아니다 보니 굵기를 측정하는 기준이 다른 것 같다. 하지만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일반 볼펜의 1mm 정도 되는 묵직함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플러스펜이나 다른 사인펜 계열과는 다르게 선의 굵기가 매우 일정하게 나와 글자도 정갈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참고로 아래 사진은 내 글씨가 아니다. 난 너무 악필이기 때문에 부득이 다른 블로그의 사진을 퍼왔다. 원본 출처인 https://m.blog.naver.com/heroinemina/30155968554 로 가면 파인라이너로 필기한 여러 사진들을 확인할 수 있다.

 

 

2. 번지지 않고 부드럽다.

이 펜은 볼펜이 아니라 일종의 싸인펜이다. 공식적인 명칭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여튼 컴퓨터용 사인펜이나 플러스펜과 유사한 방식인데 필기감은 그들과 확 다르다. 물론 볼펜 중에서 이보다 훨씬 부드러운 볼펜들도 많지만 위에서 설명했듯이 가장 부드러운 게 가장 좋은 것은 아니다. 너무 부드러우면 손이 미끄러져 글씨가 예쁘게 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나 개인적으로는 이 펜 정도의 필기감이 딱 좋았다.

 

게다가 잉크가 답안지에 적당히 스며들여 쓰여지는 느낌이라 번짐에서 무척 자유롭다. 펜 똥도 당연히 없고 쓰자마자 손이 닿아도 번김이 거의 없다. 휴지처럼 흡수가 잘 되는 종이에 쓰면 잉크가 퍼져버릴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인 기술사 시험 답안지 재질에 쓰기엔 딱 적당한 정도이다.

 

당연히 단점도 있겠지만..

기술사 시험에 좋은 펜 요건에서 설명한 4번째 요소, 그립감이 좋을 수가 없다. 이 펜은 연필이나 모나미 펜 처럼 얇은 펜으로 오래 잡고 있으면 손가락 마디가 아파온다. 이 굵기의 펜으로 시험을 치르는 것은 엄청난 내공이 있지 않으면 힘들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했듯이 우리에겐 '펜 그립'이라는 아이템이 있다! 어쩌면 괜히 어중간하게 맞는 두꺼운 펜 보다 이렇게 원하는 펜 그립을 골라 장착할 수 있는 것도 어찌보면 남다른 이점일 수 있다.

 

그리고 펜의 수명이 짧다는 문제가 있다. 처음에는 무척 균일한 두께로 부드럽게 잘 써지지만 두 교시쯤 신나게 쓰다 보면 처음에 썼던 그 느낌이 나지 않는다. 물론 펜을 버려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펜 촉이 금속 촉이 아니다 보니 분명히 수명이 급격히 닳는 것이 느껴지고 시험에서 사용하기엔 뭔가 애매한 상태가 된다. 모의고사에선 하루에 펜 하나쯤 쓴다고 생각하면 되고, 실전 시험에선 교시마다 펜을 바꾸는 것을 추천드린다.

그렇지만 뭐 펜이 싸니깐! 하나하나 다 쓴 펜을 쌓아두면서 나의 노력을 다독여주기엔 이렇게 펜의 수명이 짧은 것도 괜찮다.

 

이건 내가 약 3~4개월 간 쓴 펜의 양이다. 난 컴퓨터를 최대한 활용하여 공부를 했으므로 이게 거의 최소한의 양이 아닐까 싶다. 처음부터 모아 볼 걸 처음엔 다 쓰는 족족 버려버려서 조금 아쉽다.

 

기술사 공부 방법이나 공부 양은 별도 포스팅으로 올려 볼 예정니다.

반응형